2022년 3월 16일 수요일

염불선이야말로 수행의 으뜸/붓다의메시지 존평


 

이런 용기는 <<화엄경>> <<법화경>> <<율장>>의 가르침대로

무엇보다 계율을 존중하며, 경전을 읽고 염불을 하는 수행이

부처가 될 수 있는 길임을 확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1970년대

시절의 그 일이 놀랍다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인간 스스로의 수

행인 자력에 의존하는 것에 일정 부분 한게를 긋고 있다

는 점이다.  부처님의 가피라고 하는 타력에 의존하기 시작

한 것이다.  다음 그의 고백을 유심히 음미하기 바란다.

 

"덕산의 30방을 흔들며, 상에 집착 없는 언어로 공을 읊

고 마치 우주의 주인이 다 된 양 착각 하며 오만을 떨었던 지난

날을 생각하면 그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30대 중반 서울에

올라와 총무원 상임포교사로 법상에 앉은 지 2~3년이 못돼 나

의 공부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습니다."(25쪽)

 

바로 이 지점에서 고유의 불교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다.  그의 단언에 의하면 출가자가 자력의 수행으로 오를 수 있

는 최고의 경지는 아라한까지다.  즉 곧바로 성불한다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인 셈이다.  견성 그 이후부터는 철두철미 부처

 

님의 가피가 필요하고, 다음 생애에 몸을 받은 아라한의 공덕

이 다시 쌓여 그 결과로 보살의 반열에 오른다.

 

"문수보살, 보현보살 그리고 관음보살께서 뿌리는 부처님의

광명을 온 몸의 털구멍으로 받아들이는 경계를 종종 만나는 위

력"이 바로 보살의 경계다.

 

이때 모든 보살이 아닌 최상수 보살 정도가 되면 부처가 뿌

리는 무량광이라는 빛덩어리를 보게 된다.  다음이 부처님 친견

의 경지다.  즉 '불과를 증한 대성자'의 단계에 바로 이때 들어

가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자신의 불신을 절대계의 부처

님 나라에 둔, 즉 법신 보신 화신의 3신을 완벽하게 구족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높디 높은 까마득한 위계의 관문 때문에 '견

성 즉 성불'이라는 습관화된 말은 턱없는 노릇인 것이다.

 

"무량광을 보기 이전에 부처와 보살이 있다 없다고 말하는

것은 한낱 범부가 지껄이는 망언일 뿐입니다."는 단언(35쪽)은

여기에서 나온다.  만현 스님은 자신이 구축한 삼신 이론과 부

처 성불 단계론이 11세기 티벳의 전설적인 성자 미라래빠보다

구체적이며, <<반야경>> 등에서 설명된 법신 이론 중심의 부처

설명보다 정교한 것이라고 밝히지만, 지금 이 원고는 그걸 검

증할 수 있는 자리는 안 된다.

 

용궁에 들어가 <<화엄경>>을 가져왔다는 인도의 용수와 달리

만현 스님 자신은 이 책의 도처에서 부처님을 친견했다고 말하

지만, 그것 역시 제3자가 쉽게 용훼할 수 있는 일이 못된다.

 

독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불교에 관심 있는 이의 입장에서

보건대 만현 스님의 이 '신 불교론'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불교

가 훨씬 불교다워진다는 점이다.  장려한 체계의 구축과 함께

그가 강조하는 신행 활동의 3박자인 염불 - 계율 - 효도는 출

가자와 불자들을 위한 덕목으로 돌연 떠오르게 된다.

 

장려한 체계라 함은 수행의 단계와 관문만이 아니라 올바른

생사관을 위해 필수인 대목이다.  이를테면 만현 스님은 부처와

보살이  보신으로 존재하는 것은 물론, 지옥과 극락 그리고 윤

회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파한다.  마음자리를 깨친 정도의

수행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지장보살본원경>>에 설명되는 끔

찍한 무간지옥은 실제로 있다.  따라서 출가하여 수행하는 이가

설혹 선근공덕이 있어 견성했다 해도 계율을 지키지 않을 경우

특히 음행 무간지옥에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유컨대 "수행자가 여자를 가까이 하는 행위란 마치 깨끗한

물 한 컵에 똥물 한 방울이 떨어져 그 물을 마실 수 없게 되

는 것"과 같은 것이니 무소유와 청정을 지향할 것을 권한다.

 

이 점 요즘 흔들리는 모습의 불교계에 중대한 암시가 될 것이

고, 지옥과 극락 그리고 윤회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대망언을

했던 동양철학자 도올 김용옥 역시 가슴 철렁할 노릇이다.  책

에서 만현 스님은 부처 말씀을 인용하며 "정법을 비방하는 구

업은 그 어떤 죄업보다 지중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만현 스님 설법에서 중요한 점은 따로 있다.  삼신을

두루 갖춘 부처의 위신력에 대한 강조다.  훌륭한 상모와 지혜

그리고 자비와 신통을 두루 갖춘 부처는 온 세상에 자재한 존

재로 성큼 부각된다.  만현 스님이 화두 참구에 앞서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는 염불 공부를 "가장 훌륭한 수행법"(208쪽)으로 권

장하는 것 역시 자연스럽다.

 

"붓다 중의 붓다께서 일러주신 수행법은 바로 염불선입니다.

위빠사나선도 2500년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공부이기 때문에 훌

륭한 수행법입니다.  염불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하고

부르는 것이요. "지장보살, 지장보살'해도 좋습니다.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하면 더욱 좋습니다.  이것을 칭명염불이라고 합

니다."(208쪽)

 

 

 

 

 

 

    출처 / 21세기 붓다의 메시지 존평  25~28쪽/조우석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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